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51)이 지난 22일 경찰을 향해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 이라고 한 발언과 관련해 경찰 조직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 경찰 내부 인터넷망 ‘폴넷’에는 이날 오전 11시쯤부터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찍은 상반신 ‘인증샷’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피켓 상단에는 “돼지의 눈으로 보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을 보면 세상이부처로 보인다”라고 적혀 있다. “미친개”라고 발언한 장 의원을 무학대사의 경구를 빌려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날 오전 “격조있게 비판합니다”라는 제목의 이 같은 게시물을 가장 처음 올린 경찰청 소속 ㄱ경정은 “‘제 딸이 아빠는 키도 작도 얼굴도 별로로 돈도 많지 않지만 경찰관인 거 하나는 너무 좋아’라고 할 정도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경찰관” 이라면서 “자존심 상해 죽겠다. 뭐라도 한마디 하고 싶어 올린다”고 적었다. ‘인증샷’ 대열에 동참하는 경찰이 점점 늘어나면서 오후 4시 기준으로 200여명이 넘는 경찰이 참여했다.
“너무 속상해 팀직원과 함께 동참한다”면서 동료 4명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경정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정치인들이 자신들을 향한 수사에 비판을 할 수는 있겠으나, 공당이 정식 논평에서 국가기관을 “미친개”, “사냥개” 로 표현하는 것은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현직 경찰 7000여명으로 구성된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도 한국당 발언에 반발하는 성명서를 내놨다.
“이 나라 곳곳에서 불철주야 국민의 안전을 위해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장제원 의원 눈에는 함부로 대해도 좋은, 하찮은 존재로 보인 모양”이라면서 “14만 경찰관과 전직 경찰, 그리고 그 가족들은 모욕감을 넘어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치적 의도로 적법한 경찰 수사를 흔들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훼손하려는 언행을 삼가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들은 “장 의원이 공개적으로 경찰에 대해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정도의 표현을하여 14만 경찰과 가족들, 경찰관을 지원하는 수험생과 관련 학과 학생들은 마음의 처를 받았다며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사과를 바란다”고 장의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앞서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6일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인 김기현 현 시장의 측근의 비리를 포착해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하고, 김 시장의 동생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21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일행의 항공기 탑승과 관련된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장 등 울산공항 직원 2명을 수사 중이다.이에 장 의원은 22일 논평에서 울산시청 압수수색 등에 대해 “경찰의 수사권 독립 목표와 정권의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이라는 이해가 일치해 경찰이 사냥개를 자임하고 나선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급기야 정신줄을 놓고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며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에 걸렸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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